국내 증시가 투자심리 악화에 사흘 연속 급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연저점을 또 다시 갈아치웠고, 코스닥은 한때 7%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23일 오전 11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17포인트(1.42%) 떨어진 1673.27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에 반등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장 초반 기술적 반등을 꾀했다.

코스피는 1700선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한때 주요 수급주체 모두 '팔자'를 외치는 등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하락세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장중 개인들을 중심으로 대거 매물이 나오자 1644.11포인트까지 폭락, 지난 8월 9일 기록한 연저점(1684.68)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이후에는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소 강화되며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71억원, 1413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기관은 445억원 매수 우위다. 지수가 급락한 이후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장 초반부터 유입되고 있다. 차익 거래는 1511억원, 비차익 거래는 1191억원 순매수로 전체 프로그램은 270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업종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수급이 공백 상태인 의료정밀 업종은 7.26% 폭락하고 있고 비금속광물, 기계, 종이목재, 섬유의복, 철강금속, 건설 업종 등도 3~4% 이상씩 뒤로 밀리고 있다.

반면 경기 방어주로 일컬어지는 통신 업종은 2.01% 급등해 상승세가 돋보인다. 전기전자 업종도 기관 매수세를 바탕으로 소폭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 양상이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비롯 현대차, 현대모비스는 오르고 있고 기아차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POSCO와 LG화학 등은 내리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3.45포인트(5.25%) 떨어진 423.06을 기록 중이다. 한때 410선까지 위협하면서 7% 이상 폭락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외국인이 62억원 순매수하고 있지만 기관과 개인이 각각 36억원, 10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또 다시 급등하고 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0.90원 오른 1186.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반전한 뒤 개인들을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한때 심하게 출렁인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심리가 자체가 워낙 약해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IT(정보기술)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돼 있는 코스닥지수는 투자심리 악화에 따른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며 "대부분 소형주는 위험 프리미엄을 앞서 반영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