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을 잇고 있다. 생산량을 늘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 뉴욕증시 22개 에너지 관련 기업이 IPO를 위해 대기 중이라고 26일 보도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을 포함한 기술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자금조달 규모는 기술 관련 기업들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IPO 대기 중인 기업들의 총 예상 자금조달액은 69억5000만달러라고 WSJ는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곳의 에너지 기업들이 IPO를 통해 66억80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기업들의 'IPO 붐'은 최근 약세장과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다소 이례적이다. AP에 따르면 최근 3주간 뉴욕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4개에 그쳤다. 반면 이달 들어 연기 및 취소된 IPO는 17건이다. 당초 올해 뉴욕증시에서는 약 200건 이상의 IPO가 예상됐었지만 현재까지 신규 상장된 회사는 96개사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기업들이 과감히 IPO에 나서는 이유는 최근 시추 및 추출기술 발달 덕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유전에서 더 많은 원유와 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돼 유전개발의 위험도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WSJ는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 에너지 기업들은 더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IPO를 시행한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15.9% 하락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