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자식에게 짐 안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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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 스스로 해야 자식사랑…국가도 다음세대 짐 주지 말아야
오종남 < 서울대 경제학 교수 / 객원논설위원 >
오종남 < 서울대 경제학 교수 / 객원논설위원 >
내년 나라살림의 골격을 짜는 '2012년도 예산 정부안'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내년은 정치의 해다. 4년마다 찾아오는 국회의원 선거가 4월에 있고,5년마다 찾아오는 대통령 선거가 12월에 있다. 20년 만에 한 번,두 선거가 같은 해에 겹친다. 게다가 한 달 후인 10월26일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치르게 돼 이미 정치의 계절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정치'가 넘쳐나는 가운데 내년 나라살림이 제대로 실속 있게 계획 및 집행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양당과 시민단체의 활동을 보고 있노라면 누가 먼저 더 많은 것을 국민에게 줄 것인지 경쟁이 붙은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이 남발하는 '선심성 정책'은 한마디로 현재 투표권이 없는 다음 세대의 돈을 뿌려서 현재 세대의 표를 사고자 하는 행위다. 지금 세대에서 세금을 더 거둬 복지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한,그 부담은 결국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우리 자식 세대에 짐 떠넘기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한 이후 우리나라의 지자체장들은 경쟁이나 하듯이 선심성 예산과 과시형 청사 짓는 데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공기업의 부채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자체와 공기업 채무까지 포함하면 우리의 국가채무 수준은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즉 그리스와 같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재정위기는 우리에게 이미 충분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스가 국가채무를 갚을 능력이 거의 없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유럽 17개국이 공동화폐를 사용하고 있는 유로존의 일원이기 때문에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해결책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어떤 방법을 강구한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그리스 국가부채는 그리스 국민이 갚을 수밖에 없다. 임시방편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방법은 그리스가 국가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빚잔치를 한 다음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 자국 화폐를 평가 절하해 수출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외국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여 남은 빚을 갚는 것이다. 하지만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순간 그리스라는 국가의 신용은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하버드대 경제학부의 맨큐 교수는 2008년 2월3일자 뉴욕타임스에 '나의 생일소원-자식에게 짐 안 되기'라는 흥미 있는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의 해 치고는 이례적으로 공화 · 민주 양당이 '초당적인 합의'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도출했다. 즉 성인 1인당 600달러,미성년자 1인당 300달러씩 해서 두 자녀를 둔 4인 가족 한 가구당 1800달러씩 정부가 나누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 정책을 보고 작성한 일종의 '경고성 칼럼'이었다. 재정지출의 경기부양 효과에 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이는 결국 국가부채를 늘리게 되고 다음 세대인 자녀들이 납세자로서 부담해야 할 세금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말한다. "나의 생일 소원은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는 대신 우리가 자식과 손주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 다시 말해 우리 노후는 우리 스스로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2058년 100세 생일을 맞았을 때 손주들이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우리에게 가장 큰 짐만 안겨준 세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자식 사랑은 '길어진 노후'에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우리 세대가 필요한 재원은 스스로 마련해 충당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짐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8 · 15 경축사에서 내년 가을 국회에서 확정될 2013년 예산은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이 선거의 해인 내년에 과연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것이다.
'정치'가 넘쳐나는 가운데 내년 나라살림이 제대로 실속 있게 계획 및 집행될 수 있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최근 양당과 시민단체의 활동을 보고 있노라면 누가 먼저 더 많은 것을 국민에게 줄 것인지 경쟁이 붙은 것 같다. 지금 정치권이 남발하는 '선심성 정책'은 한마디로 현재 투표권이 없는 다음 세대의 돈을 뿌려서 현재 세대의 표를 사고자 하는 행위다. 지금 세대에서 세금을 더 거둬 복지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한,그 부담은 결국 다음 세대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우리 자식 세대에 짐 떠넘기기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1995년 지방자치제도를 시행한 이후 우리나라의 지자체장들은 경쟁이나 하듯이 선심성 예산과 과시형 청사 짓는 데 많은 비용을 쏟아부었다. 공기업의 부채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자체와 공기업 채무까지 포함하면 우리의 국가채무 수준은 결코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즉 그리스와 같은 유럽 국가의 재정위기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재정위기는 우리에게 이미 충분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스가 국가채무를 갚을 능력이 거의 없다는 건 공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 유럽 17개국이 공동화폐를 사용하고 있는 유로존의 일원이기 때문에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유로존 국가들이 해결책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어떤 방법을 강구한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그리스 국가부채는 그리스 국민이 갚을 수밖에 없다. 임시방편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방법은 그리스가 국가채무를 갚을 수 없다고 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빚잔치를 한 다음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다음 자국 화폐를 평가 절하해 수출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고,외국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해 외화를 벌어들여 남은 빚을 갚는 것이다. 하지만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순간 그리스라는 국가의 신용은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하버드대 경제학부의 맨큐 교수는 2008년 2월3일자 뉴욕타임스에 '나의 생일소원-자식에게 짐 안 되기'라는 흥미 있는 칼럼을 기고했다. 당시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의 해 치고는 이례적으로 공화 · 민주 양당이 '초당적인 합의'를 통해 경기부양책을 도출했다. 즉 성인 1인당 600달러,미성년자 1인당 300달러씩 해서 두 자녀를 둔 4인 가족 한 가구당 1800달러씩 정부가 나누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 정책을 보고 작성한 일종의 '경고성 칼럼'이었다. 재정지출의 경기부양 효과에 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이는 결국 국가부채를 늘리게 되고 다음 세대인 자녀들이 납세자로서 부담해야 할 세금이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서 그는 말한다. "나의 생일 소원은 국가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묻는 대신 우리가 자식과 손주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 다시 말해 우리 노후는 우리 스스로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2058년 100세 생일을 맞았을 때 손주들이 우리 할아버지 세대는 우리에게 가장 큰 짐만 안겨준 세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자식 사랑은 '길어진 노후'에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우리 세대가 필요한 재원은 스스로 마련해 충당함으로써 다음 세대에 짐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8 · 15 경축사에서 내년 가을 국회에서 확정될 2013년 예산은 재정수지 균형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이 선거의 해인 내년에 과연 어느 정도 지켜질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