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사비 1조4000억원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의 시공권을 따냈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랜드마크 빌딩 공사 입찰공모에 참여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을 대상으로 신용등급,시공실적 등을 심사,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이번 입찰은 △신용등급(30점) △초고층 시공실적(20점) △최근 3년간 건축부문 시공능력(20점) △공사기간(10점) △전환사채(CB) 인수 규모(10점) △공사이익비율(10점) 등 6개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공사기간(48개월),CB 인수금액(1500억원),공사이익비율(6%)을 동일하게 제시했고 신용등급,시공실적 항목도 점수가 같았으나 시공능력 항목에서 0.52점 앞선 삼성물산이 우선협상자가 됐다. 본계약은 세부조건 협상을 거쳐 28일 체결된다.

이번 입찰은 초고층 시공실적과 시공능력평가액(건축부문)은 사실상 중복 항목인 데다 통상적 입찰 기준인 '토목+건축'기준 대신 '건축'만 적용하는 등 삼성물산에 유리하게 진행돼 다른 건설사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삼성과 격차가 가장 작은 것으로 예상돼 왔던 현대건설을 제외한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등은 시공사 공모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삼성이 1위를 차지하게 돼 있는 입찰조건이어서 참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 출자사이기도 한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능력 점수가 가장 높은 삼성을 위한 작위적 입찰조건"이라며 "출자사들이 사실상 입찰을 참여할 수 없도록 만든 이번 결과에 대해 소송도 고려 중"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용산역세권 랜드마크 빌딩은 여의도 63빌딩의 두 배 이상인 연면적 38만3000㎡,높이 485m(100층) 규모로 공사비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사업비 1조원)보다 많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