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에서 26일 막을 내린 2011한국국제아트페어(KIAF · 사진)에는 작년보다 10% 이상 많은 8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작품 판매실적은 최근 미술시장 침체 분위기를 반영한 듯 지난해와 비슷한 130억원대를 유지했다. 영국 작가 줄리안 오피를 비롯해 벤 퀼티,데미언 허스트,김창열 전광영 고영훈 박항률 사석원 씨 등 국내외 인기 작가 작품들에 매기가 집중됐다.

◆줄리안 오피,벤 퀼티 작품 매진

일부 외국 인기 작가의 작품에 매기가 몰렸다. 영국 팝아트 스타 줄리안 오피의 작품은 10점이 팔려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호주 인기 화가 벤 퀼티의 작품 10여점도 전시 첫날 매진됐다. 또 일본 유망작가 히로시 고바야시와 야요이 구사마,중국 리톈루 유화 작품에도 주문이 이어졌다.

100만~1000만원대 국내 신진 ·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구입하는 애호가들이 많았다. 팝아티스트 안윤모 씨의 300만~500만원대 작품 15점은 전시 초반에 매진됐다. 또 아늑하고 포근한 시골 풍경을 그려온 이혜민 씨(11점)와 호랑이 등을 소재로 서정적인 해학을 묘사한 모용수 씨의 출품작(10점)도 다 팔렸다.

극사실주의 작가 윤병락 씨의 작품 13점 중 5점이 팔려 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퓨전 한국화가' 전준엽을 비롯해 조각가 김범준(7점),유현경(5점),사진작가 이명호(5점),한영욱(4점),'스토리텔링 작가' 임종두(4점),강익중(3점),박항률 사석원 홍승욱 도병규 송현숙 송은영(2점),이용백 정혜윤 마리킴 도성욱 김성호 정보영 신소영 윤종석 송진화 이세현 씨의 작품도 인기리에 판매됐다.

현대미술의 흐름과 컬렉션 요령을 알려주는 VIP강연 프로그램 'BMW 아트카를 통해 본 현대미술의 흐름''문화적 삶의 영위를 위한 미술품 가치투자와 컬렉션''명품을 만나다''21세기 경영 화두 비즈 아트'도 주부 직장인 학생들로 연일 붐볐다.

조직위 측은 올해 아트페어에는 경기침체도 불구하고 직장인 주부 등 이른바 '개미 투자자들'이 어느 해보다도 많이 찾아 미술시장의 대중화를 앞당긴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양극화 현상 해소가 과제

미술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자리였다. 국내 작가와 외국 작가,인기 작가과 비인기 작가,대형 화랑과 군소 화랑들 사이에 작품 판매실적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갤러리 미즈의 정종현 대표는 "몇 년 전 불티나게 팔린 1억원대 이상의 작품이 거의 안 팔렸고,국내외 작가의 비슷한 가격대 작품보다 외국 작가들의 작품에 더 관심을 보였다"며 "미술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대를 모았던 정부의 미술품 구입제도인 미술은행제는 실망스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부가 미술품 구입비로 15억원을 책정했지만 이번 KIAF에서 작품 구입비로 쓴 것은 고작 47점 2억7000만원에 그쳤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