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정책공조에 대한 신뢰감이 무너지면서 국내 증시가 3거래일 연속 폭락했다.

26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64%와 8.28% 급락했다. 급락세가 시작된 지난 22일부터 3거래일 만에 10.87%와 14.23%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정책 기대감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급냉, 투매가 진행된 것으로 봤다. 정책의 구체적인 행동안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매수를 자제하라는 조언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주말 폐막한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187개 회원국은 세계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며 "여기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에 대한 유로존 국가간의 이견이 불거진 점도 투자심리를 급속도로 냉각시켰다"고 말했다.

그동안 증시의 하단을 방어했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투매가 나왔다는 분석이다. 이날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376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9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 연구원은 "증시 안정의 열쇠는 여전히 정책 기대감"이라며 "오는 28일과 29일 핀란드와 독일 의회의 EFSF 확대 관련 투표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현재는 투자심리가 붕괴돼 저점의 의미가 사라진 시점이라, 정책공조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매수를 자제하라고 전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EFSF 표결과 그리스 6차자금 지원 관련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유로존 문제는 연말까지 이연될 수 있다"며 "지수 반등시 낙폭대주를 중심으로 대응하되 박스권 흐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박스권 상단을 뚫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정책안이 나온다면 경기민감주에 접근해도 되지만, 정책의 모멘텀(상승동력)이 부족하다면 반등을 이용해 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