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외환시장의 비정상적인 쏠림 현상에 적극 대처하는 한편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6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시장의 우려와 달리 흑자를 내 18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달 무역 흑자가 5억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두 자릿수 흑자가 나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8월은 휴가철 해외여행 수요가 겹치고 조업일수가 줄어 경상수지가 바닥인 경우가 많다"며 "그렇다고 적자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발발하더라도 한국은 아시아에서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국가라는 게 외국계 이코노미스트들의 판단"이라며 "외화 유동성에 대해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시에 시장 불안을 틈타 환투기 세력이 들어와 시장을 교란시킬 경우 강력 대처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와 관련,정부는 지난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 재무담당 임원들을 소집,달러 보유를 자제하는 한편 긴급한 수요가 없는 달러는 시장에 매도할 것을 요청했다.

정부 당국자는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가 심리적 지지선이라는 세간의 인식도 막연한 불안에 근거한 것일 뿐"이라며 "정부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외화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며 시장의 예측 이상으로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가장 효과적인 환율 안정 대책은 향후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차단해 실수요 중심으로 외환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외국계 은행 외환딜러는 "유럽 재정위기가 단번에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