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들러리 논쟁 자초한 '용산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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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선 건설부동산부 기자 sunee@hankyung.com
"설마설마 했는데 당초 시장에 나돌던 시나리오 그대로 됐네요. 왜 굳이 공개입찰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
공사비 1조4000억원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공사 입찰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0.52점 차이로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입찰조건을 따져 보면 의혹은 탈락자들이 흔히 제기하는 상대방 헐뜯기 수준을 넘어 '팩트'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이번 공모는 신용등급,시공실적,3년간 건축부문 시공능력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시공사를 가리도록 했다. 건설업계는 평가항목이 삼성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지적해왔다. 시공능력 평가 때 토목과 건축을 합쳐 매기는 관행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삼성이 강점을 보이는 건축부문만 따로 떼어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앞선 0.52점도 여기서 얻은 점수다.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1조원이 넘는 공사의 특성상 웬만한 항목은 '만점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이런데도 특정 업체에 유리한 항목을 고수한 것은 당락(當落)을 미리 정해놓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모 결과를 놓고 '짜고 친 고스톱'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공능력 평가 순위 1,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단독입찰만 허용하고,3위 이하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게 한 대목도 원성을 사고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시공능력 순위가 낮아 평균 점수가 낮은 만큼 응찰해 봐야 들러리만 서는 꼴이었다"고 꼬집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침체 등으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늦어지자 건설업계 등에선 안타까운 시각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만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좌절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
우여곡절을 거쳐 공모에 들어간 랜드마크 빌딩 공사는 첫 단추부터 공정성을 의심받는 지경에 처했다. '단군 이래 최대'라는 30조원짜리 개발사업을 사업자가 제대로 이끌고 갈 역량이 있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은 26일 입찰결과를 발표하는 기자 회견장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질문은 단 하나도 받지 않았다.
공사비 1조4000억원인 용산국제업무지구 랜드마크 빌딩 공사 입찰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경쟁사인 현대건설을 0.52점 차이로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데 대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입찰조건을 따져 보면 의혹은 탈락자들이 흔히 제기하는 상대방 헐뜯기 수준을 넘어 '팩트'에 가깝게 느껴질 정도다. 이번 공모는 신용등급,시공실적,3년간 건축부문 시공능력 등 6개 항목을 평가해 시공사를 가리도록 했다. 건설업계는 평가항목이 삼성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지적해왔다. 시공능력 평가 때 토목과 건축을 합쳐 매기는 관행에서 벗어나 이례적으로 삼성이 강점을 보이는 건축부문만 따로 떼어 평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현대건설을 앞선 0.52점도 여기서 얻은 점수다. 대형 건설회사 관계자는 "1조원이 넘는 공사의 특성상 웬만한 항목은 '만점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며 "이런데도 특정 업체에 유리한 항목을 고수한 것은 당락(當落)을 미리 정해놓았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번 공모 결과를 놓고 '짜고 친 고스톱'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공능력 평가 순위 1,2위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단독입찰만 허용하고,3위 이하 업체들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게 한 대목도 원성을 사고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시공능력 순위가 낮아 평균 점수가 낮은 만큼 응찰해 봐야 들러리만 서는 꼴이었다"고 꼬집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침체 등으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늦어지자 건설업계 등에선 안타까운 시각이 적지 않았다. 서울의 이미지를 끌어올릴 만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좌절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였다.
우여곡절을 거쳐 공모에 들어간 랜드마크 빌딩 공사는 첫 단추부터 공정성을 의심받는 지경에 처했다. '단군 이래 최대'라는 30조원짜리 개발사업을 사업자가 제대로 이끌고 갈 역량이 있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사업 시행자인 용산역세권개발은 26일 입찰결과를 발표하는 기자 회견장에서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질문은 단 하나도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