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인 대출한도 초과 등 불법대출 혐의 집중 추궁
합수단은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이날 낮 12시 이 행장을 체포했으며,같은 은행 장모 전무도 함께 체포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최근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에 대한 합수단의 수사 개시 이후 저축은행 경영진이 체포되기는 처음이다.
체포영장 발부 사유는 부실 대출 등 비리 의혹과 관련해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들 저축은행 경영진,대주주의 불법 대출 혐의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합수단은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 본점과 일부 경영진 자택 등에 대한 지난 23일 압수수색 결과 확보한 증거물 분석과 함께 저축은행 실무자들을 사전에 불러 조사한 뒤 이번 주 중반 이후부터 경영진과 대주주들을 소환한다는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행장을 체포하는 등 강제 수사에 돌입함에 따라 수사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합수단의 체포 조치는 압수물 분석을 통해 저축은행 경영진 및 대주주의 비리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신병을 조기에 확보해 속전속결로 불법 대출 부분 수사를 전개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 행장 등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합수단은 이들이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와 대주주 신용공여 등 불법 대출에 관여한 자료를 상당 부분 확보해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제일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프라임저축은행이 대출한도를 넘겨 각각 1600억원,4500억원,300억원을 불법 대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제일저축은행은 경기 일산의 고양종합터미널 건설 사업에 대출한도를 넘겨 1600억원을 불법 대출했고,한도를 넘기자 정체불명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비롯한 여러 공동사업자를 차명으로 내세워 우회 대출한 것으로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드러난 바 있다.
제일저축은행장 체포에 따라 함께 영업정지된 토마토 · 제일2 · 프라임 · 에이스 · 대영 · 파랑새 등 다른 6개 저축은행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 관계자는 "동일인 대출한도 초과,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부실 대출 세가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수단은 이날 영업정지 7개 저축은행의 임원급 실무진도 동시에 불러 불법 대출 과정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또 영업정지 저축은행에서 일부 사전 인출이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자료 수집에 나서는 등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