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명의 시리즈-마포소리청한의원 변재석 원장
스트레스·과로·수면부족…에너지 결핍으로 열 올라
비염·눈 충혈·불안증 동반
“30세 이상의 성인은 누구나 ‘이명(耳鳴)’을 조심해야 합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명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명·난청 전문 한의원인 마포소리청한의원 변재석 원장의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평가 보고서는 이를 잘 보여준다. 30세 이상 중에 최근 1년 사이 이명을 경험한 사람은 19.9%에 달했다. 이명은 외부에서 소리의 자극이 없는데도 바람 금속 풀벌레 전파음 등의 소리가 들린다고 느끼는 질환이다.
서양의학에서는 아직 이명의 발병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치료에 한계를 안고 있다. 반면 한의학은 다르다. 이명 치료율이 상당히 높고 재발률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 원장은 이 차이를 바로 접근방식에서 찾고 있다. 그는 “이명 증상이 귀에서 나타난다는 점에서 귀의 병으로 볼 수 있지만 그 원인은 몸에 있다”며 “이명은 귀 질환이 아니라 전신질환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의학에서 이명을 전신질환으로 보는 이유는 이렇다. 이명환자들이 대부분 발병 당시에 공통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과로를 하거나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어깨와 뒷목경직, 비염, 안구충혈, 불안증 등 다양한 동반 증상들을 호소하기도 한다. 변 원장은 “이명 환자를 적외선체열 진단으로 검사를 하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하고 열이 머리나 가슴 등 상부로 몰려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명은 생산직과 군인 등의 직업군에서 자주 발병했으나 최근에는 사무직 사이에서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마포소리청한의원이 30~50대 이명환자 240명을 분석한 결과 사무직군이 45.4%(109명)로 노동직군 20.4%(49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변 원장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은 직업군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이명 치료의 패러다임이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것은 바로 면역력 증강”이라고 강조했다.
한방 이명 치료인 ‘청이(淸耳)요법’은 뜨끈해진 머리를 식히는 것으로 시작한다. 변 원장은 “상승하는 성질의 ‘열’이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그대로 놔두면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를 파괴한다”며 “기운을 강화시키는 보약부터 복용하면 치료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거나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열을 내리는 데 효과적인 ‘조구등’과 ‘백질려’, 기혈순환을 촉진시키는 ‘원지’와 ‘석창포’, 신장과 간장의 기운을 보충하는 ‘산수유’와 ‘녹용’ 등 6가지 한약재가 혼합된 청이단(淸耳丹)이 쓰인다. 상열감(上熱感)이 너무 강하거나 이명소리가 지나치게 큰 경우에는 ‘이명탕’을 병행 처방한다. 또 이명치료에 효과적인 ‘족소음신경’ 등 주요 경혈을 침으로 자극하고 우황 사향 등 천연약재에서 정제한 약물을 약침을 통해 귀 주위의 경혈에 주입한다. 인체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레인보 기(氣)치료를 병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는 게 변 원장의 설명이다.
변 원장은 “3개월가량 치료하면 대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며 “가볍게 걷기 운동,반신욕,견과류 섭취 등도 치료효과를 높여준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