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은 26일 한진해운에 대해 "컨테이너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회사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도 1만4000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 증권사 정윤진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지난 한 주간 한진에너지 유상감자에 참여한데 이어 자체적인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한진해운이 보유한 한진에너지는 지분은 2007년 1500억원(6000주)을 투자한 것으로 유상감자 참여를 통해 1598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진해운이 2009년 12월1일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이후 2년 이내에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및 자회사의 행위제한 규정(자회사가 손자회사의 지분을 상장사 20%, 비상장사 40% 보유)을 충족함과 동시에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또 "한진해운의 유상증자는 보통주 400만주를 주당 1만1800원(예정)으로 모두 4720억원 규모의 대규모 자본확충 계획이고, 현재 주식총수 850만주 대비 47%에 해당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조달자금의 주사용처가 올해 말과 내년 초에 도래하는 회사채 및 대출금 상환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은 빠르게 경색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한 선제적인 자금확보라는 차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현재 약 1200$/TEU 수준인 컨테이너 운임이 성수기 이후부터 내년 초까지 더욱 낮아질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이번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진해운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손익은 각각 2조4000억원과 1532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 연구원은 "당초 성수기 할증료 부과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3분기 영업흑자 전환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았지만, 7~8월 평균 운임이 TEU당 1200$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한 뒤 "또한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벙커C의 가격 전분기와 유사한 평균 660$/bbl로 높게 형성돼 유류비 부담도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컨테이너 업황은 물동량은 전년대비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1만TEU 이상의 대형선이 집중 인도되면서 운임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이는 물동량 급감으로 운임이 하락했던 2009년 금융위기 보다는 공급능력 증가로 인해 운임이 약세를 이어가던 2005년~2006년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하반기 현재 유럽과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 및 경기 모멘텀 악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으며, 성수기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이기 때문에 빠른 운임 회복을 기대하는 것 보다는 성수기 이후 선사들의 공급조절 추이를 지켜보며 중장기적 투자시점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권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