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판재류의 유통 재고가 7개월 연속 증가하며 2년7개월 만에 가장 많이 쌓였다.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철강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어서다.

27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1차 철강 유통대리점들이 보유하고 있는 판재류 재고물량은 124만4000t으로 지난 6월 말(118만6000t)에 비해 4.9% 늘어났다. 이로써 철강 유통재고는 2009년 1월(122만8000t) 이후 가장 많아졌다. 재고량이 120만t을 넘어선 것도 200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건설 가전제품 등에 두루 쓰이는 냉연강판 재고가 급증했다. 지난달 말 냉연강판 재고량은 26만3000t으로 전달에 비해 14.2% 늘어났다. 자동차 가전 등에 사용되는 용융아연도강판 재고도 지난 7월 말에 비해 7.9% 많은 24만5000t에 달했다. PO강판(염산 등을 이용해 열연강판의 표면을 매끄럽게 한 뒤 산화 방지를 위해 표면에 오일을 바른 제품) 재고도 16만6000t으로 전 달에 비해 6.9% 증가했다. 열연강판(31만t)과 중후판(12만5000t) 재고도 각각 0.7%와 0.3% 늘어났다.

지난달 판재류 유통 재고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건설경기 위축으로 철강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건설업체들의 수요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철강협회는 분석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