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글로벌 경제가 당분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27일 미국,일본 등 해외 시장 점검차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세계경제가 어려운데 앞으로 전망은 어떨 것 같으냐'는 질문에 "당분간 이대로 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속에서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열심히 해서 세계 1위를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삼성이 내년 그룹 경영의 화두를 '불확실성','위기대응','지속성장' 등 세 가지로 정한 가운데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에 일본 도쿄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뉴욕을 차례로 들른 뒤 내달 중순께 귀국할 예정이다. 도쿄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현지 법인에 들러 스마트폰,태블릿PC 등 IT기기 시장 동향과 TV,냉장고 등 생활가전 판매 현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뉴욕에서는 코닝 본사에 들러 제임스 호튼 코닝 명예회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코닝은 1973년 삼성전자와 함께 브라운관용 유리 합작사(삼성코닝)를, 1995년에는 TFT-LCD 합작사(삼성코닝정밀유리)를 세운 삼성그룹의 오랜 협력 파트너다. 작년 11월 호튼 명예회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 한남동 승지원으로 이 회장을 찾았을 정도로 신뢰 관계가 두텁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코닝 측과 특별한 사업 얘기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니며 오랜 사업파트너란 점에서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연말 사장단 인사시기와 폭'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시간이 있다. 확정된 것은 없다"고 대답했다. 이날 김포공항에는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이 나와 이 회장을 배웅했다. 홍라희 삼성리움미술관장은 이 회장과 함께 출국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