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제소한다.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SEC가 모기지채권담보부증권(CDO)을 과대평가했다는 혐의로 S&P를 제소한다고 27일 보도했다. S&P의 모회사인 맥그로힐 관계자는 "SEC가 CDO등급평가와 관련해 연방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은 경고장인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보냈다"고 밝혔다. 웰스 노티스는 해당 기업이나 개인이 불법 금융거래에 개입한다는 혐의에 대해 SEC가 항변권을 주겠다는 의미다. 해당 사안에 대한 조사나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SEC는 S&P의 등급평가가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CDO는 회사채나 금융회사 대출채권,서브프라임 모기지 등으로 만든 파생상품이다. 위험도가 다른 상품들을 묶어 리스크가 크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08년 S&P는 CDO에 최고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했다.

SEC는 S&P에 민사배상과 등급평가 수수료 16억달러 반납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작년 4월 SEC는 골드만삭스가 CDO의 안전성과 수익성을 속여 팔았다며 제소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5억5000만달러의 합의금을 물었다.

SEC의 제소가 S&P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S&P는 지난 8월 신평사 중 미국의 신용등급을 처음으로 강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문제가 된 상품은 일본 미즈호파이낸셜그룹 산하 미즈호인터내셔널이 조성했고 무디스와 피치도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며 "SEC가 S&P만 제소하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