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간장회사 샘표식품이 창립 65주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위원장 정운찬)가 27일 이 회사의 주력 품목인 '간장'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1차)했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위 발표에 따르면 간장의 경우 대기업이 정부 조달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할 방침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사업을 철수하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하지 않도록 했다.

이같은 방침이 확정될 경우 샘표식품은 간장 사업에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샘표식품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국내 간장시장에서 49.5%를 점유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액의 58.8%를 간장 등 장류에서 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957억원이다.

샘표식품은 동반성장위의 발표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 종사자 수가 300명 이상이어서 대기업이 됐지만 다른 요건을 따져볼 때 중소기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중소기업 적합업종이 바뀔 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동반성장위의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추장 간장 된장 사업과 관련한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대체적으로 동반성장위의 발표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이 사업에서 정부 조달시장에 나서지 않고, 영세 업체에 대한 적대적인 M&A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CJ는 장류제품의 저가형 B2B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최종 방침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어디까지 양보해야 하는 것인지 내부적으로 조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빚은'이란 떡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이번 결정에 따라 프렌차이즈 확장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SPC관계자는 "어떤 식으로 확장을 자제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동반성장위와 협의하며 점진적으로 점포 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동반성장위는 다음달 1차 발표에 합의하 지 않은 품목을 추가로 발표하고 11월까지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강지연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