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벨은 아웃도어 업계에서 특이한 존재다. 다른 브랜드들은 앞다퉈 톱스타를 모델로 기용하지만,몽벨은 제품만 내세운다. 경쟁업체들이 캐주얼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패션성'을 강조할 때도 몽벨은 우직하게 '기능성'만 강조한다.

그만큼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몽벨의 설명이다. 다운재킷은 이런 몽벨의 기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품목이다. 지난해 선보인 '1000 필 파워'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필 파워란 다운재킷을 납작하게 만든 뒤 다시 부풀어오르는 정도를 수치화한 것이다.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다운 재킷이 공기를 많이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 파워 수치가 높을수록 '가볍고 따뜻한 재킷'이란 얘기다. 대개 800 정도면 우수한 제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1000 필 파워 제품을 내놓은 곳은 전 세계에서 몽벨이 유일하다.

몽벨은 이번 시즌에 새로운 날개를 하나 더 추가했다. 품질이 떨어지는 오리털 한점 없이 거위털로만 채운 '100% 구스 다운재킷'이 주인공이다. 상당수 브랜드들이 내놓은 '구스다운'에는 오리털이 일부 섞여있지만,몽벨만큼은 100% 거위털이란 얘기다.

'기술의 몽벨'답게 거위 털 채취에서부터 다운재킷 제조에 이르기까지 최고만 고집했다. 털은 최고급 거위털 산지 가운데 하나인 폴란드에서 구한다. 사육한 거위에 비해 털이 더 풍성한 '방목 거위'의 털만 채취한다. 다운 세척 및 가공은 108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의 전문업체에 맡긴다. 불순물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만한 요소들은 이 과정에서 완벽하게 제거된다.

손호영 몽벨 마케팅팀장은 "몽벨은 중간상에게 다운 구매 및 생산을 맡기는 대다수 아웃도어 브랜드들과 달리 본사에서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긴다"며 "그런데도 가격은 경쟁 브랜드보다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인 '1000 필 파워,100% 구스 다운' 가격은 48만~49만8000원이다. 900 필 파워 제품은 30만원대에,800 필 파워 제품은 20만원대에 각각 만날 수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