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에 3거래일째 상승했다. 다만 장 후반 그리스 사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폭은 크게 줄어들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6.83포인트(1.33%) 상승한 1만1190.69에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12.43포인트(1.07%) 오른 1175.38을 기록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30.14포인트(1.2%) 상승한 2546.83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그리스의 추가 긴축안 등 유럽 위기 해소를 위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장중 한때 300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독일은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하며 증시 상승의 발판을 제공했다. 또 메르켈 총리가 독일 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비준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밝힌 점도 호재가 됐다.

그리스 의회 역시 추가 재정긴축안 중 하나인 부동산 특별세 신설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유럽연합(EU)의 추가 재정지원 가능성을 높였다.

유럽 위기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증시는 그리스 지원안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소식에 발목을 붙잡혔다.

퍼스트 뉴욕증권의 톰 도니노 공동 트레이딩 책임자는 "최종적인 결과물에 대한 전망이 더 불분명해졌다"며 "시장에서는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지만, 결국 생각했던 만큼 해결책에 근접하지 못한 걸 보여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유로존 관계자를 인용, 그리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민간 은행들의 감가상각 부분에 대해서 유로존 회원국간에 이견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추가 재정지원의 실행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루미스 세일즈의 데이비즈 소워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의 상황은 병원의 환자와 같다"며 "수많은 의사들이 한 방에 모여있지만 명백한 치료약을 내놓는 이는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종목별로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8% 하락했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각각 0.4%, 2.4%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휴렛 팩커드는 3.87% 상승했고, 월트 디즈니와 셰브론텍사코가 각각 2.84%, 2.24%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4.21달러(5.3%) 오른 배럴당 84.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