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세를 이어가던 코스피지수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해결 수순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전망에 대해 우려가 남아있는 모습이다. 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불안정한 투심과 함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8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72포인트(0.21%) 오른 1739.43을 기록 중이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유로존 재정위기 진정 기대로 상승 마감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175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한 후 한때 1%대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그러나 이후 점차 가중된 기관과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 지수는 하락 반전했고,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흔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유로존 재정위기 및 더블딥(이중침체) 우려에 발목 잡힌 코스피지수가 이벤트들에 휘둘리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 기대에 힘입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확정 방안이 나오지 않은 시점에서 섣부른 적극매수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언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12개월 장기대출 재개와 은행들의 자산담보부증권(커버드본드) 재매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준 것"이라며 "다만 아직 실질적인 정책변화가 나타난 것은 아니란 점에서 추세 판단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에 희망으로 떠오른 유럽 뉴스는 안도랠리를 이끌 수 있는 재료로 그 가치는 충분하다"면서도 "연속성에 대한 고민과 함께 지속적으로 안도랠리와 추세반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거시 경제지표 개선이 따라오지 않는 과정에서 유럽 은행 구제가 얼마나 시장의 상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의 이상 급등락 현상이 반복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관망하면서 방향성이 나타나기 전까지 신중하게 투자하자는 이른바 '벙커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지수가 상승과 하락은 제한적인 가운데 기간조정을 동반해 1650∼1800 구간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변동성이 큰 흐름이 안정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투자심리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롤러코스터 장세는 투자심리 위축으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가운데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인 쏠림현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며 "경제상황상으론 경기침체(recession) 우려로 이른바 'R의 공포'가 나타나고 있고, 기술적으론 '하락N자형' 패턴 진행 가능성이 점쳐지며 'N의 공포'가 부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주 초 급락은 과거 '환율 급등·주가 폭락' 트라우마가 국내 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과 종목별 투매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증시가 대외 악재에 흔들리는 변동성 확대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1차적으로 독일의회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 표결과 유럽 재정위기 관련 구체적인 정책 발표 전까지는 공격적인 시장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