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연차총회가 위기해법 못찾은 '5가지' 이유
"구체적인 대책은 없고,중국은 뒷짐만 지고,미국은 헤매는 유럽 국가들에 진절머리만 내고 있고…."

지난주 별 성과 없이 막을 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결과를 비판한 말이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28일 온라인판에서 국제문제 전문가인 데이비드 보스코 미 아메리칸대 교수의 칼럼을 실었다. 보스코 교수는 "유럽 재정위기와 선진국의 경기침체 진입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IMF 연차총회가 열렸지만 말만 요란한 채 폐막했다"며 올해 IMF 총회가 남긴 다섯 가지 과제를 지적했다.

우선 모두가 겁에 질려 있다는 점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최악의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입을 모았으나 누구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보스코 교수는 비판했다. 특히 위기의 진앙지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장관들은 서로 딴소리만 늘어 놓으며 사분오열 양상을 보였다고 촌평했다.

보스코 교수는 유럽 지원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이 말을 바꾼 것도 문제로 거론했다.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 강국 가운데 중국이 '총대'를 메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스스로를 구하기에도 바쁘다"는 중국의 반응에 시장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고위 관료들이 유럽을 향해 독설을 퍼부은 것도 IMF 총회가 남긴 결과물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유럽은 말은 길게 하고 행동은 짧게 한다"(오스틴 굴스비 전 백악관 경제보좌관),"화성에서 온 외계인이 그리스 부채를 모두 갚아줘도 유럽 재정위기의 근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등이 대표적인 발언이다.

보스코 교수는 마지막으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나름대로 지도력을 발휘해 회원국의 일치된 행동을 단호하게 요구했지만 핵심을 찌르는 대책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