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미있는 야구 고맙다"
지난 27일 저녁,삼성라이온즈와 두산베어스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잠실 야구장.삼성라이온즈가 5 대 3으로 승리하면서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2006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삼성 선수단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달려나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그때 류중일 삼성라이온즈 감독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이 사장은 류 감독에게 "재미있는 야구를 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재미있는 야구를 해 달라"고 축하인사를 건넸다. 평소 자녀들을 데리고 야구장을 찾는 '야구광'인 이 사장은 이날은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지난 7월에는 선수단 전원에게 갤럭시탭 최신모델 50대를 선물하기도 했다.

삼성의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된 이날,김순택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이상훈 전략1팀장,정현호 경영진단팀장,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정금용 인사지원팀장,김명수 전략2팀장,전용배 경영지원팀장 등 경기장을 찾은 그룹 수뇌부는 그라운드에 내려가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수빈 삼성라이온즈 구단주(삼성생명 회장)와 김인 삼성라이온즈 사장,지성하 삼성스포츠단 사장,김상균 삼성준법경영실 사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삼성 고위 인사들이 이날 야구장에 대거 등장한 것은 삼성라이온즈의 야구 스타일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삼성라이온즈는 선동열 감독 시절인 2005년과 2006년 한국시리즈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지만,투수력 위주의 '지키는 야구'에 치중한 나머지 팬들로부터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는 투수력에 막강한 공격력을 더해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올해 야구단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따라붙어 역전시키는 등 드라마틱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젊고 생동감 넘치는 조직을 만들자는 최근 그룹 분위기와 맞물려 그룹 수뇌부가 경기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