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해결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은행주가 급등하고 있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점과 최근 단기 급락에 따른 저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럽 은행권에서 신용경색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진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1300원(3.24%) 오른 4만1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26일(2.9%)과 27일(7.8%)에 이은 사흘 연속 상승세다. KB금융도 3만8950원으로 850원(2.23%) 상승,전날(9.17%)에 이어 이틀 연속 올랐다. 우리금융(2.56%) 하나금융(4.31%) DGB금융지주(4.60%) 등 은행주 대부분이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 등 재정위기 해결 방안이 제시되면서 유럽 주요 은행 주가가 상승한 것이 국내 은행주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날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제네랄과 BNP파리바 주가는 각각 10% 넘게 올랐다.

해외 상황이 호전되면서 탄탄한 실적이 부각되고 있다. 현대증권은 6개 은행계 금융지주사와 기업 외환은행 등 8개사의 3분기 순이익이 3조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으로 하락한 것과 저축은행 구조조정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도 은행주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유럽 은행권의 움직임이다. 유럽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악화돼 해외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상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은행의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대외변수에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