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베카 그린스펀 유엔 사무차장 "韓, 女인력 활용해야 한 단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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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대표적인 개발도상국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집니다. 한국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
레베카 그린스펀 유엔 사무차장(56 · 사진)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코스타리카 부통령을 지내는 등 남미의 대표적인 1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린스펀 사무차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정치 · 경제 성장을 위해선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적극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2월 유엔 사무차장에 부임한 그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개최한 '제1회 메트로폴리스 아시아 여성 네트워크 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자국에서 주택부 장관,경제조정장관,경제부 차관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여부입니다. 현재 경제 위기는 주로 선진국에 집중되면서 개발도상국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관건입니다. 지금 중국은 경기 침체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침체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게 걱정입니다. "
▼이런 상황에선 경제 성장과 분배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까요.
"많은 국가들이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 유엔개발계획(UNDP) 부총재직도 맡고 있습니다. UNDP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분배가 진행돼야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위기 때마다 나오는 성장이냐,분배냐 논란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
▼경제가 나빠지면 특히 여성 인력이 타격을 입는 것 같습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물론 건설 등 제조업 분야에서 여성이 일하기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산업이 제조업밖에 없습니까.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여성 인력을 먼저 해고합니다.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해야 경제 성장도 가능합니다. "
▼한국의 여성 인력에 대한 처우는 어떻다고 봅니까.
"한국의 남녀 정규직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의 두 배가 넘는 38%에 달합니다. 여성 국회의원 수는 13%에 불과합니다. 코스타리카만 해도 40%에 육박합니다. 여성 쿼터제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과 만났을 때도 이 같은 논의를 했습니다.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해야 한국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여성 인력 풀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국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습니다. 그런데도 유능한 여성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여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혼,육아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그 사회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레베카 그린스펀 유엔 사무차장(56 · 사진)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코스타리카 부통령을 지내는 등 남미의 대표적인 1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린스펀 사무차장은 28일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정치 · 경제 성장을 위해선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적극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2월 유엔 사무차장에 부임한 그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개최한 '제1회 메트로폴리스 아시아 여성 네트워크 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자국에서 주택부 장관,경제조정장관,경제부 차관 등을 지낸 경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세계 경제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제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위기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여부입니다. 현재 경제 위기는 주로 선진국에 집중되면서 개발도상국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관건입니다. 지금 중국은 경기 침체 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시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침체는 한국뿐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게 걱정입니다. "
▼이런 상황에선 경제 성장과 분배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까요.
"많은 국가들이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 유엔개발계획(UNDP) 부총재직도 맡고 있습니다. UNDP 관점에서 보면 어느 정도 분배가 진행돼야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위기 때마다 나오는 성장이냐,분배냐 논란은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
▼경제가 나빠지면 특히 여성 인력이 타격을 입는 것 같습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물론 건설 등 제조업 분야에서 여성이 일하기 힘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산업이 제조업밖에 없습니까.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다른 분야에서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나빠지면 기업들은 여성 인력을 먼저 해고합니다.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해야 경제 성장도 가능합니다. "
▼한국의 여성 인력에 대한 처우는 어떻다고 봅니까.
"한국의 남녀 정규직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6%의 두 배가 넘는 38%에 달합니다. 여성 국회의원 수는 13%에 불과합니다. 코스타리카만 해도 40%에 육박합니다. 여성 쿼터제 등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과 만났을 때도 이 같은 논의를 했습니다. 여성 인력을 잘 활용해야 한국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여성 인력 풀이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한국 여성들의 대학 진학률은 80%가 넘습니다. 그런데도 유능한 여성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여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결혼,육아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그 사회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