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크게 강화되고 있다. 개별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개별종목 ELS의 기초자산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초우량주로 압축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 국내 최대 ELS 판매 증권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 회사가 공모한 ELS 중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들이 판매액 1~3위를 차지했다.

기초자산인 코스피200 · 홍콩항셍중국기업(HSCEI) · S&P500 등 3개 주가지수가 모두 5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매달 1%의 수익을 지급하도록 설계된 6312호 ELS는 지난 9일부터 나흘간 100억원이 공모돼 이달 중 판매액이 가장 많았다. 같은 구조로 설계된 6336회와 6282회도 각각 74억원과 58억원을 모아 판매액 2,3위를 기록했다.

이는 증시가 강세 기조를 유지했던 지난 7월과 확연히 다른 것이다. 7월 삼성증권이 공모한 판매액 상위 5개 ELS 중 개별종목이 기초자산인 상품이 4개였고 주가지수형은 1개(5823회)뿐이었다. 지난달에는 주가지수 기초자산 ELS가 판매액 2~4위를 차지했지만 가장 많이 판매된 ELS는 여전히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6010회(48억원)였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종목들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주 가운데 삼성전자 등 초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선호되고 있다. 이달 들어 판매액이 많았던 삼성증권의 개별종목 ELS는 모두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했다. 7월에는 신한지주 · LG화학(5873회) 현대중공업 · 현대모비스(5937회) 현대중공업 · KB금융(6005회) 삼성화재 · LG화학(5834회) 등 다양한 업종의 주식으로 기초자산을 만든 ELS가 인기를 끌었다.

지난달에도 삼성SDI · 현대중공업(6010회) 대한항공 · 현대차(6240회) 삼성전자 · 한국전력(6106회) SK · 하나금융지주(6233회) 등이 기초자산인 ELS가 판매액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이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원금손실한계선(녹인 배리어 · knock-in barrier)에 도달한 개별종목 ELS가 급증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주저앉은 지난 26일 현재 녹인 배리어에 도달해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원금비보장 ELS(종목형) 잔액은 전체(7조1000억원)의 33.8%에 달하는 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이노텍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90%가 원금손실 구간에 들어갔다.

조한용 삼성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증시가 안정될 때까지 개별종목보다는 주가지수,일반 대형주보다는 삼성전자 등 초우량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인기를 끌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