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직원들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한은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 27일 저녁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 사내 게시판에 '한은법 개정:의의,과제 및 비전'이라는 제목이 달린 A4 용지 7장 분량의 글을 띄웠다.

김 총재는 이메일에서 "우리가 양날의 칼을 쥐게 된 형국"이라고 썼다. 지난달 31일 한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한은의 역할이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으로 확대된 상황을 설명하면서다.

김 총재는 "한은의 권한이 커졌다기보다 책무가 더 커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에게 가장 취약한 점은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내년 초 있을 조직개편에서 '파격'을 시도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연공서열이나 직급보다는 창의가 존중받는 문화와 환경을 면밀하게 점검해볼 시점"이라고 썼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