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스 해리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USC) 교수(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수석이코노미스트 · 사진)는 28일 "고빈도매매자들이 일반투자자보다 속도가 빠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은 불공정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자본시장연구원이 서울 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거래서비스 혁신과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 "거래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투자자는 늘 있었다"며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개자를 활용하면 누구나 고빈도매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빈도매매란 성능이 뛰어난 컴퓨터 등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주문을 내는 것을 뜻한다. 해리스 교수의 발언은 증권사들이 스캘퍼(초단타 매매자)에게 속도가 빠른 전용선을 제공한 것을 불공정거래 행위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내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스캘퍼에게 전용선을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고빈도매매자가 등장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늘어나고 거래 비용이 낮아졌다"며 "이들이 사용하는 알고리즘 매매(컴퓨터를 통한 자동주문)는 대량 주문에 따른 시장 충격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문이 한 방향으로 쏠릴 경우 뜻하지 않은 주가 폭락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시스템 사용자들의 주문 오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