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머징마켓펀드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위기의 진앙지인 유럽과 미국 펀드는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작아 대조된다.

28일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펀드는 지난 7월 말 대비 33.01%의 손실을 입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국제 유가가 8월 이후 10.98% 하락한 때문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러시아 증시와 국제 유가 간 상관계수는 0.88로 국제 유가에 매우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러시아 루블화가 8월 이후 17% 이상 평가절하된 탓에 수익률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신흥유럽펀드 수익률도 -28.61%를 기록했으며 중국(홍콩H)펀드(-25.20%) 대만펀드(-22.10%) 신흥아시아펀드(-20.83%) 등도 큰 폭의 손실을 냈다. 특히 홍콩H주(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중국펀드는 중국본토펀드(-8.77%)보다 두 배 이상 손실을 입었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본토 상하이거래소가 아닌 홍콩거래소의 중국 기업 주식을 매도하면서 홍콩 H지수의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펀드 시장에서 이머징마켓으로 분류되는 한국의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이 기간 -20.17%로 부진했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북미펀드들은 12.35% 손실을 보는 데 그쳤으며 재정위기 당사국인 유럽펀드(-17.62%)도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작았다.

개별 펀드에서는 'ING차이나불1.5배C1'이 -37.94%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화차이나H 스피드업1.5배C1''JP모간차이나C1' 등도 30% 이상 손실을 냈다. 'IBK베트남플러스아시아A'(8.42%)와 '미래에셋맵스타이거나스닥100'(5.51%)만 유일하게 수익을 거뒀다.

비교적 안정적인 해외 채권형펀드도 손실을 비켜가지 못했다. 해외 채권형펀드는 7월 말 대비 4.69% 손실을 냈고 작년 한 해 동안 10%대의 짭짤한 수익을 낸 '산은삼바브라질채권C1'은 이 기간 18.41%의 손실을 기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