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간 특허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전자뿐 아니라 석유화학 LED(발광다이오드) 등 다방면에서 치열한 특허 분쟁이 전개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경쟁자를 시장에서 밀어내는 수단으로 특허 소송을 이용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탓이다. 특허소송에서 지는 쪽은 천문학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데다 브랜드 이미지에서도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글로벌 특허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전자 분야에서는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이 벌인 소송만 100여건이 넘는다. 올 들어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4월부터 애플이 제기한 스마트 기기와 관련한 특허침해 소송을 놓고 네덜란드 독일 미국 등 9개국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한동안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던 삼성은 최근 적극적인 공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삼성 관계자는 28일 "보통 특허소송은 특허료에 대한 것인데,애플은 그게 아니지 않느냐"며 "우리가 볼 때 자존심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입장에서 애플은 1년에 10조원어치를 구매하는 큰 거래선이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 양해하고 넘어간 것"이라며 "상황이 이렇게 되면 우리도 대응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업종도 글로벌 경쟁사들이 제기한 특허 소송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코오롱은 미국 최대 화학회사인 듀폰과 1조원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소재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듀폰이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케블라' 섬유의 업무상 비밀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과 관련,9억1990만달러(1조120억원)의 손실을 인정하는 평결을 내렸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부터 미국 특허관리업체 오리온IP로부터 3400만달러 규모의 특허 소송을 제소당했다. 현대차는 1심에서 패했다가 작년 5월 2심에서 승소했다. SKC는 2008년 일본 도레이로부터 반사필름 제조 방식과 관련해 제소됐고,SK이노베이션도 2004년 일본 도넨으로부터 LiBS(리튬이온전지분리막)에 대해 제소됐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