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LED 장착한 車' 공격…오스람과 특허戰 초강수
올 들어 전 세계 조명업계의 화두는 단연 'LED(발광다이오드)'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후 130여년간 이어진 백열등 · 형광등 중심의 시장이 LED로 급격히 재편될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향후 2~3년 내 백열등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LED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가열되는 추세다. LG전자와 LG이노텍이 28일 오스람의 LED조명을 장착한 독일 수입차 판매를 금지해 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낸 것도 차세대 조명시장인 LED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LG,수입차 판매금지 소송 왜

지금까지 전 세계 조명 시장은 네덜란드 필립스와 독일 오스람,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삼분(三分)' 해왔다. 국내 조명시장만 해도 이들 세 업체의 점유율이 60% 이상에 달한다. 그런데 올해 조명시장의 무게중심이 LED로 서서히 옮겨가면서 이런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LED 핵심소재를 만들던 일본 니치아,미국 크리가 LED조명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삼성과 LG도 LED조명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삼성은 삼성전자와 삼성LED를 통해,LG는 LG전자와 LG이노텍을 통해 소재-부품-완제품을 일관 생산하고 있다. 시장에선 세계 최고의 제조경쟁력을 갖춘 삼성과 LG가 LED조명 시장에 뛰어들면서 조명시장 판도가 급격히 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오스람이 지난 6월3일 삼성전자,삼성LED,LG전자,LG이노텍을 상대로 미국 · 독일 법원에 특허소송을 낸 것도 이런 우려 때문이다. 오스람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국내 업체 제품의 수입 ·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중국 법원에는 LG전자와 LG이노텍을 상대로만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LG전자와 LG이노텍도 이에 맞서 국내 법원과 한국무역위원회,미국 · 중국 법원에 맞소송을 냈다.

한발 더 나아가 LG전자와 LG이노텍은 이날 자동차용 LED조명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전 어떻게 될까

이번 소송은 LG그룹의 미래 신수종사업 추진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LG는 기존 사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부품,태양광,수처리와 함께 LED를 차세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정했다. LED조명 점유율을 2015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LG의 구상이다. 따라서 오스람과의 소송전에서 밀리면 LED사업을 해보기도 전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일각에선 LG전자가 오스람과의 특허소송전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LED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LG와 오스람은 특허분쟁을 마무리짓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전자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수입차 판매금지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