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 시민후보로 10 · 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던 이석연 전 법제처장(사진)이 28일 불출마로 돌아섰다. 낮은 지지율과 무상급식을 둘러싼 보수시민사회단체와의 가치 충돌이 이유다.

이 전 법제처장은 이날 "불출마를 생각하게 된 것은 낮은 지지율도 영향을 미쳤지만 그것보다는 복지 이슈나 헌법적 가치를 둘러싼 시민단체와의 충돌도 있었다"고 밝혔다. 낮은 지지율이라는 현실적 한계 못지 않게 복지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그는 "무상급식 주민투표나 복지 문제는 기성 정치권이 이분법적으로 구분해 시민에게 강요한 것으로,나는 누구의 편도 아니며 이 문제는 양자 통합의 접점을 찾아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흑백논리로 강요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 문제에 있어 시민단체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29일께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나경원 후보가 예비시험도 없이 본고사로 들어가게 됐는데 걱정"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날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334' 경선룰에 합의한 박원순 변호사 측도 긴장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의 조직세를 감안할 때 '여론조사 30%,TV토론 후 배심원단 투표 30%,국민참여경선 40%'를 반영한 경선룰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여론조사에서는 박 변호사가 앞서고 있지만 국민참여경선은 민주당의 조직세를 등에 업은 박 후보 측이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참여경선은 내달 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방송인 출신으로 숱한 TV토론 경험을 갖고 있는 박 후보와의 TV토론회도 부담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아름다운 경선'은 있어도 '적당한 양보'는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의원총회까지 열어 총동원체제를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 6 · 2 지방선거 단일화 협상에서 안일하게 대처했다가 유시민 후보에게 패했던 학습효과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 측은 경선 이후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박 후보 측의 지지율 변화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 박 후보는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의 1 대 1 대결에서 처음으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성향 지지층 입장에서는 본선 경쟁력에서 두 후보 간 유의미한 차이가 사라진 셈이다.

김형호/김재후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