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 한국전력 신임 사장(61 · 사진)이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사장은 28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전기요금의 단계적 현실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으로 인해 3년 연속 경영적자가 지속되고 주가 역시 한전과 비슷한 시기에 뉴욕 증시에 상장한 포스코의 20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력사업을 둘러싼 경영 환경과 회사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전기요금의 단계적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원가절감 등을 통해 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도록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은 경영 효율화 등 자구 노력만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전기요금을 평균 4.9% 올렸지만 원가율은 90.3%에 머물고 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수년간 지속된 적자 등 재무 여건 악화 문제는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전력 공급의 안정성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