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유리값 잇단 인상에…중소 유리가공社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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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리, 9월달 10% 올려
中企, 경영난 가중…부도 위기
독과점 탓 수급 차질 '이중고'
中企, 경영난 가중…부도 위기
독과점 탓 수급 차질 '이중고'
중소 유리가공업체인 A사는 최근 강화유리를 모 대기업에 납품하면서 1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한국유리로부터 원자재인 판유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납기를 어긴 데다 예고도 없이 판유리 가격이 10%가량 인상된 탓이었다. P사장은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외국산 판유리 제품으로는 원가를 맞출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국산 판유리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물량 수급도 원활치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유리 등 국산 판유리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중소 유리가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일감이 급감한 와중에 자재 가격까지 껑충 뛰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 유리가공업체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일부는 부도로 내몰리고 있다"며 "유리제품 원자재인 판유리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유리는 지난 8월 복층 · 접합 · 강화 유리의 원자재인 판유리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이 때문에 대리점 등을 통해 시중 유통되는 5㎜ 투명 판유리 가격은 ㎡당 5913원에서 6501원으로 올랐다. 이로써 판유리 가격(5㎜ 기준)은 5년 새 54%가량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유리 관계자는 "유리 원료와 벙커C유 등의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유리는 KCC와 함께 국내 판유리 시장을 40%씩 점유하고 있다.
한국유리가 잇따라 판유리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중국산 제품의 덤핑을 막기 위한 관세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2007년 10월 중국산 평판 판유리에 대해 12.04~36.01%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이를 3년간 더 연장했다. 중국산 덤핑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중국산 판유리 수입 가격은 ㎡당 7500~8000원으로 국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중소업계에서는 "반덤핑 관세는 결국 판유리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국유리와 KCC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올 초 관세 부과가 연장되지 않았더라면 시장 경쟁으로 판유리 가격이 무리하게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과점 시장구조는 공급 부족을 낳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가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판유리 생산규모는 2007년 118만t이었지만 지난해 107만t으로 줄었다.
중소 가공업체들이 사용하는 건축용 판유리는 같은 기간 2007년 102만t에서 지난해 76만t까지 급감했다. 반면 건축용 판유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 판유리는 2007년 16만t에서 지난해 30만t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용 판유리 공급규모는 시장 수요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한국유리로부터 원자재인 판유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납기를 어긴 데다 예고도 없이 판유리 가격이 10%가량 인상된 탓이었다. P사장은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외국산 판유리 제품으로는 원가를 맞출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국산 판유리를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물량 수급도 원활치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유리 등 국산 판유리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중소 유리가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건설경기 불황으로 일감이 급감한 와중에 자재 가격까지 껑충 뛰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상당수 중소 유리가공업체들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일부는 부도로 내몰리고 있다"며 "유리제품 원자재인 판유리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유리는 지난 8월 복층 · 접합 · 강화 유리의 원자재인 판유리 가격을 10%가량 인상했다. 이 때문에 대리점 등을 통해 시중 유통되는 5㎜ 투명 판유리 가격은 ㎡당 5913원에서 6501원으로 올랐다. 이로써 판유리 가격(5㎜ 기준)은 5년 새 54%가량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유리 관계자는 "유리 원료와 벙커C유 등의 가격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한국유리는 KCC와 함께 국내 판유리 시장을 40%씩 점유하고 있다.
한국유리가 잇따라 판유리 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중국산 제품의 덤핑을 막기 위한 관세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역위원회는 2007년 10월 중국산 평판 판유리에 대해 12.04~36.01%의 반덤핑 관세 부과를 결정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이를 3년간 더 연장했다. 중국산 덤핑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중국산 판유리 수입 가격은 ㎡당 7500~8000원으로 국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중소업계에서는 "반덤핑 관세는 결국 판유리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국유리와 KCC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올 초 관세 부과가 연장되지 않았더라면 시장 경쟁으로 판유리 가격이 무리하게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과점 시장구조는 공급 부족을 낳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가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판유리 생산규모는 2007년 118만t이었지만 지난해 107만t으로 줄었다.
중소 가공업체들이 사용하는 건축용 판유리는 같은 기간 2007년 102만t에서 지난해 76만t까지 급감했다. 반면 건축용 판유리보다 수익성이 높은 산업용 판유리는 2007년 16만t에서 지난해 30만t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건축용 판유리 공급규모는 시장 수요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어서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