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루이비통 '특혜' 어느 정도인가 살펴보니…

"인천공항공사가 호텔신라와 루이비통을 지나치게 봐줬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백재현(민주당) 의원은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면세점 입점 과정에서 호텔신라와 루이비통에 도를 넘게 비위를 맞췄다"고 주장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월 사업권자인 호텔신라와 계약을 변경하면서 루이비통에만 별도의 영업 요율(수수료)을 적용했다는 것. 기존 계약서에는 품목별로 요율을 8~20%로 정해도록 했지만 변경된 계약에는 연 매출액에 따라 6.95~7.56%의 낮은 영업 요율을 지정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인천공항공사에 입점된 모든 브랜드들은 루이비통 만을 제외하고 품목별 요율을 적용받고 있다. 가전제품만 한 자릿수인 8%를 적용받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품목들이 두 자릿수의 요율에 해당된다. 의류, 피혁, 액세서리, 귀금속 등이 20%이며 시계는 18%다. 따라서 루이비통에게만 낮은 영업요율을 적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지적이다.


또한 백 의원은 루이비통의 입점 과정도 문제삼았다. 공사는 루이비통측의 입장만 받았들였을 뿐, 공사가 제시하는 기한이나 규정들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 공사도 적극적인 관리 의지를 보이지 않아 결국 루이비통의 통보대로 공사가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사는 공문을 보내 ‘여객 편의 저하와 공항 운영 지장’을 이유로 공기를 줄일 것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호텔신라의 답변은 '루이비통과 협의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면서 "공사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정만 봐준 결과, 입점 관련 공사 기간은 6개월 가까이 소요됐고 공항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다"고 말했다.

문서 확인결과 준공인허가 서류 접수일과 운영개시일 변경 모두 루이비통의 통보대로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가 호텔신라측에 기본시설(방화구획) 서류를 6월28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루이비통은 한 달 반이나 지난 8월16일에야 접수했다.

루이비통의 운영개시일도 수차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9월22일에서 9월20일로, 9월10일로 두 차례나 변경됐다. 여기에 매장 오픈일인 9월 10일에서 준공서류는 아직도 제출이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신라는 9월6일 준공서류를 제출하면서 일부 서류(공사 사진첩, 공사비 내역서)를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았다고 백 의원은 말했다.


기존 면세품 인도장도, 서점도 다른 곳으로 이동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루이비통 매장이 들어서면서 원래 근처에 위치했던 기존 면세품 인도장이 4층으로 임시 이전했을 뿐만 아니라, 매장 인근에 있던 서점과 식음료 매장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얘기다.

백 의원은 “영업요율 인하, 공기 연장, 준공서류 미제출 방관, 기존 업체 이전까지 공사의 호텔신라와 루이비통에 대한 봐주기는 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며 “서민 정서와 동떨어진 명품 브랜드 하나 유치했다고 공사의 지도·감독을 무시하는 것까지 참고 견디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루이비통 매장은 지난 10일 세계 공항중 최초로 인천공항에 면세점이 개점됐다. 매장은 공항 27~28번 게이트 중앙에 총 550㎡(166평) 규모로 마련됐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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