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에 나올 차세대 스마트폰에 들어갈 신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칩을 개발했다. 이 칩을 적용한 스마트폰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갤럭시S2에 비해 25%가량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새로운 모바일 D램과 메모리 카드 기술을 개발해 스마트폰 데이터 처리속도를 3배 이상,전송 속도는 1.5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 세계 최소형 카메라 센서도 완성,지금보다 20%가량 얇은 초슬림 스마트폰을 양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1초에 영화 6편 전송 가능한 D램 개발

권오현 삼성전자 DS(디지털솔루션) 사업총괄사장(사진)은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 포럼 2011'에서 개발 작업을 마무리한 차세대 모바일 반도체 신기술들을 발표했다. 앞으로 3개월에서 1년 내 이들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순차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애플,HTC 등이 내년에 내놓을 신형 스마트폰이 첫 적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한 신기술 중 스마트폰용 모바일 AP(Exynos 4212)가 핵심으로 꼽힌다. 기존 제품(Exynos 4210)에 비해 속도를 25% 향상시켰다. 신형 갤럭시폰 등 이 제품을 적용한 차세대 스마트폰에서는 음악감상과 인터넷 검색 등을 함께하는 '멀티태스킹'이 더욱 원활해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소비전력도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세계 최초로 머리카락 굵기 4000분의 1 수준인 30나노급 공정으로 차세대 모바일 D램(4Gb LPDDR3)도 만들었다. 이 D램이 두 개 들어간 스마트폰의 데이터 전송량은 초당 12.8GB(기가바이트)다. 기존 제품(4Gb LPDDR2)의 용량에 비해 1.5배 늘어나 스마트폰에서 초당 음악 3200곡(한 곡당 4MB)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영화는 초당 6편(DVD용 2GB 용량)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

새로운 모바일용 메모리카드(20나노급 64GB eMMC)도 개발해 종전 제품(30나노급 64GB eMMC)에 비해 모바일 기기상의 읽기와 쓰기 속도를 3배 이상 개선했다. 이 메모리카드는 초당 최대 80MB(노래 20곡)를 처리할 수 있다. 기존 내장 메모리카드에 비해 3배 이상 빠른 속도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모바일용 카메라 센서도 개발했다. 이 센서로 카메라 모듈을 만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두께는 현재보다 최소 20% 이상 줄어든다.

◆"파운드리 강화…M&A에 나설 것"

권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을 반도체 분야의 향후 성장엔진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파운드리 후발주자로 모바일 기기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파운드리는 다른 회사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수탁 반도체 제조 사업이다.

기업 인수 · 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도 분명히 했다. 권 사장은 "앞으로 좋은 회사가 있거나 꼭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를 합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사실무근으로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타이베이=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