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작심한 듯이 보였다.공식 기념사에 미리 “기업의 생산성을 측정하는 HR ROI(투입 인건비 대비 총 영업이익 배수)가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수준이고,1인당 당기 순이익도 경쟁사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적었다.아울러 “기업의 현재가치와 미래가치를 보여주는 주가와 시가총액에서도 경쟁사에 뒤처진 지 오래”라며 “그 격차를 줄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직원들에게 월급은 많이 주지만 이익은 그만큼 못 내고 있다.지난 상반기에 KB금융의 영업이익은 2조1560억원(A),인건비는 8655억원(B)으로 HR-ROI(A/B)는 2.49였다.같은 기간 신한금융(3.11),우리금융(2.64),하나금융(2.99)보다 낮다.그나마 작년 말 국민은행 직원 3244명이 퇴직해서 조금 나아진 수치다.
주가도 신통치 않다.KB금융의 주가는 최근 4만원 언저리서 오르내리고 있다.작년 10월23일 6만4100원이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4만300원으로 37% 떨어졌다.시가 총액도 15조원 수준으로 신한지주(20조원)보다 적다.
어 회장은 조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이미 설정된 시장의 경계를 주도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선제적 시장창조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스마트 금융시대를 선도하고,차별화된 자산관리서비스와 부동산 종합서비스 등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브라질 1,2위 은행이 합병해 만들어진 이타우 우니방코(Itau Unibanco)를 KB의 벤치마크 모델로 언급했다.
어 회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이타우 우니방코의 브랜드파워가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우리도 이처럼 규모를 키우고 브랜드파워를 갖추면 국제금융시장서 자금을 더 싸게 조달해서 국내 기업들에 대 줄 수 있다”고 했다.‘어윤대식 메가뱅크론’인 셈이다.
어 회장은 또 “캐피털 저축은행 업무 등 소비자금융 분야에서도 기회가 되면 새 수익원을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동양생명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은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