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외화조달처가 다변화하고 있다. 종전에는 뉴욕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달러를 빌려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신흥국가에서 달러 이외의 다양한 통화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에서 각각 1억호주달러(1155억원),2억호주달러(2310억원)를 조달했다. 2년만기 채권을 발행했는데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리보금리에 120~150bp(1bp=0.01%포인트)를 얹은 금리에 매입했다. 하나은행도 이날 태국 채권시장에서 80억바트(2억6000만달러 상당)의 3년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시중은행 중에선 처음이다. 연 금리는 리보+263bp로 결정됐다. 우리은행도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3억2000만링깃(1억달러) 규모의 3년만기 채권을 사모로 발행했다.

엔화표시 채권(사무라이 본드) 발행도 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만 하나은행 · 수출입은행 · 정책금융공사 등이 각각 300억~500억엔 규모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했다.

이원덕 우리은행 자금부장은 "달러화로 직접 조달한 것보다 링깃화로 조달해서 달러로 스와프하는 것이 20bp 정도 조달금리가 낮다"고 말했다. 이진균 수출입은행 팀장은 "달러 외 통화로 돈을 조달하더라도 결국 우리 기업들에 다시 달러로 빌려줘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통화를 스와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