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애견 관련 직종
최근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애견 월드컵' FCI 아시아-퍼시픽 섹션 도그쇼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노르웨이의 레이프 헤르만 윌버그 씨,직업은 '도그쇼 심사위원'이다. 얼핏 보기에는 출전한 개를 금방 훑어보는 것 같지만 '매의 눈'을 가졌다. 견종별 외모의 특성,달리는 모양새와 훈련 정도를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포착해 해당 견종의 표준에 얼마나 가까운지 판단한다. 윌버그 씨는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선 몇 단계의 필기시험을 거친 후에도 25년 이상의 실무 경험이 있어야만 국제쇼 위원으로 겨우 인정받을 만큼 벽이 높은 직업"이라고 설명했다.
애견 산업이 부흥하면서 최근 국내에서도 이 같은 애견 관련 이색 직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도그쇼에서 개의 목줄을 잡고 뛰는 '핸들러'도 그 중 하나다. 이는 도그쇼에서 애견의 자질과 능력을 최대로 보여주기 위한 직업으로,도그쇼에서 애견의 점수를 결정짓는 '링위의 승부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로 핸들러들은 각국 도그쇼를 순회하며 억대 연봉을 챙긴다.
애견 미용사인 트리머도 인기 직종이다. 강남의 한 유명 애견숍에는 견종 별로 전문 트리머들이 해당 견종의 '스타일북'을 마련해놓고 주인들이 원하는 스타일을 만들어준다. 도그쇼에 출전하는 개들의 미용만 맡는 '쇼독 트리머'도 있다. 이들은 각 개의 개성을 살리는 일반 트리머보다는 도그쇼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는 전문 미용을 담당한다.
또 고급스러워지는 애견인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직종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고기,뼈,야채 등으로 수제 사료를 만드는 애견푸드요리사,애견 식성에 특화된 케이크,베이글 등 빵만 전문적으로 굽는 애견 제빵사가 대표적이다.
애견인구가 늘면서 마음에 상처입은 개를 돕는 직종도 많이 생겼다. 애견 테라피스트,애견 커뮤니케이터,애견 심리 치료사 등은 주인들에게 상처 받거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동물과 소통하며 심리 치료를 진행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