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 라이벌' 효성-코오롱, 車 첨단소재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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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코드·에어백 '세계 톱'…車 경량화 맞춰 신소재 개발
코오롱, EP사업 집중 육성…효성은 탄소섬유 드라이브
코오롱, EP사업 집중 육성…효성은 탄소섬유 드라이브
섬유업계 라이벌 효성과 코오롱이 자동차 부품소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차 경량화와 프리미엄화 추세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탄소섬유,투명 유기발광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신소재 시장을 둘러싼 선점 경쟁이 뜨겁다. 두 회사는 이미 타이어코드와 에어백 분야에선 세계적 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타이어코드 에어백 세계 시장 선점
효성과 코오롱이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에 가장 먼저 안착시킨 소재는 타이어코드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골격에 해당하는 섬유보강소재로 타이어의 안전성,내구성,주행성을 보강하기 위해 사용한다.
효성은 1968년 타이어코드를 독자 개발한 뒤 1990년대 대규모 증설과 기업 인수 · 합병(M&A)을 통해 타이어소재를 주력사업으로 키웠다. 효성 관계자는 "전 세계 자동차 3대 중 1대에 들어갈 정도로 품질과 기술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은 효성보다 5년 뒤진 1973년 타이어코드 생산에 나섰다. 2002년 11월 중국법인 코오롱난징을 세우고 올 하반기부터 생산량을 종전 연간 1만5000t에서 2만7000t으로 확대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구미 공장과 합치면 연간 약 7만t의 생산규모를 갖고 있다"며 "글로벌 선두 수준"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에어백 시장에도 나란히 진출했다. 효성은 지난달 독일 현지 법인을 통해 에어백직물업체인 GST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GST는 에어백용 원단,쿠션 등을 생산하는 회사로 세계 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달 1000억원 규모의 에어백 쿠션 장기공급계약을 따내며 맞불을 놨다. 아우디,폭스바겐 등 13개 차종에 장착될 에어백을 공급함으로써 2015년 매출 5000억원을 달성,에어백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도 세웠다.
◆불꽃 튀는 신소재 선점 경쟁
자동차 업체들이 운전자 안전은 물론 연료비를 줄이기 위해 가볍고 튼튼한 부품을 선호하면서 효성과 코오롱은 섬유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신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코오롱이 계열사 코오롱플라스틱을 통해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EP는 금속과 비슷한 강도를 갖고 있으나 무게는 가볍고 가격은 저렴하다는 게 강점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EP의 한 종류인 POM(폴리옥시메틸렌)을 생산,납품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BMW,푸조,폭스바겐,GM 등 해외 유명 자동차 회사의 하우징(덮개),안전벨트 등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은 탄소섬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탄소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20%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10배 높은 물질이다. BMW 등 세계 유명 자동차 회사들은 차체 무게를 줄이기 위해 탄소섬유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중성능 탄소섬유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2013년까지 2500억원을 투입,연산 2000t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 밖에 코오롱 계열사 네오뷰코오롱은 투명 유기발광 디스플레이(TOLED)를 개발,서울 모터쇼에서 현대차 '블루스퀘어'의 계기판 등에 적용했고 효성은 올 연말 출시될 기아차 탐에 전기자동차 동력원으로 쓰이는 61㎾ 고출력 모터를 공급한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자동차 소재 시장은 화섬업체들이 지니고 있는 핵심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연계,발전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ins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