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73곳 순손실 4000억원 육박
지난해 저축은행들의 손실 규모가 전년에 비해 5배 이상 불어났다. 또 저축은행 3곳 중 1곳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5~10% 수준에 그쳐 증자 등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30일 오후 6시까지 금융감독원에 2010회계연도(2010년7월~2011년6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73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익 현황을 집계한 결과 당기순손실이 3892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같은 저축은행의 2009회계연도 당기순손실(715억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제일, 토마토 등 이번에 영업정지를 당한 7곳은 제외된 수치다.

◆적자 대폭 확대

당기순손실은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크게 났다. 업계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1265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가장 큰 적자폭을 보였다. 전년의 1092억원에 비하면 173억원 늘어난 것이다. 한국저축은행도 1252억원의 손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9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한 서울저축은행의 손손실은 1142억원이었다. 진흥저축은행은 전년에 126억원 흑자였으나 이번에 921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100억원 이상 적자를 낸 저축은행은 모두 15개로 현대스위스(618억원) 경기(535억원) 더블유(394억원) 등의 적자폭이 컸다. 적자로 전환한 회사는 19개,적자폭이 확대된 회사는 9개로 조사됐다.

저축은행 업계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은 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해 경영진단 검사를 철저히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금융감독원이 예전에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사항까지 끄집어내면서 충당금을 더 쌓게 하고 자산도 매우 보수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흑자를 낸 저축은행도 적지 않았다. 100억원대 흑자를 보인 회사는 5곳이다. 푸른저축은행이 2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고려(150억원) 한국투자(131억원) 현대스위스4(120억원) 등이 흑자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흑자를 낸 저축은행들의 대부분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에 손을 대지 않고 소매금융에 집중한 회사였다.

◆금융안정기금 신청 대상은 3분의 1

저축은행업계에서 '우량' 기준으로 삼는 BIS 비율 10% 이상인 회사는 9월 말 현재 48곳이었다. 스타(36%) 대원(31.2%) 한신(23.9%) 부림(22.7%) 등이 높은 BIS 비율을 보였다. BIS 비율이 5%를 밑도는 곳은 73개 회사 중 가교저축은행인 예쓰저축은행(-18.5%) 한 곳이었다. BIS 비율이 5~10%인 곳은 24개였다. 6월 말 기준 BIS 비율 5% 미만이었던 현대스위스 서울 신민저축은행도 증자 등을 통해 9월 현재 모두 5%를 넘겼다. BIS 비율이 5~10%인 회사는 자본 확충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금융안정기금 신청이 가능하다.

주요 저축은행들의 BIS 비율은 작년 12월 말보다 떨어졌다. 솔로몬은 지난해 말 9.51%에서 9.1%로 낮아졌다. 현대스위스도 8.2%에서 6.1%로 악화됐고 경기는 12%에서 11.6%로 떨어졌다. 더블유는 9%에서 5.8%로 하락폭이 컸다. BIS 비율이 상승한 회사는 서울과 동부저축은행 등이다. 동부는 작년 말보다 1.5%포인트 증가한 11.5%를 기록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