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검찰에 따르면 2007년 당시 광주 인화원 사건 재판에 참여했던 임모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어제 도가니를 보고 그때 기억이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며 “피해자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재판 결과에 경찰,검찰,변호사,법원의 유착이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밝혔다.임 검사는 “속상한 마음도 없지 않지만 이 영화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반성하는 기촉제가 된다면 감수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라며 증인 신문을 하고 책을 읽으며 싸이월드에 일기로 적었던 소감을 함께 올렸다.
2007년3월12일 싸이월드에 올린 것으로 돼 있는 글에서 임 검사는 인화원 사건 재판에 참여한 후 “법정을 가득 채운 농아자들은 수화로 이 세상을 향해 소리없이 울부짖는다.변호사들은 그 증인들을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데 내가 막을 수가 없다”고 적었다.그는 “변호사들이 피고인을 위해 당연히 해야할일을 하는 것처럼 나 역시 내가 해야 할일을 해야겠지”라며 마무리했다.2009년9월20일 책 도가니를 읽고 나서 올린 글에서는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왔다는 뉴스를 들었다.2심에서 어떠한 양형요소가 추가됐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치가 떨린다”고 밝혔다.이 글에는 다른 검사들이 “가슴 아픔이 느껴진다”,“몸이 떨리고 눈물이 난다”는 등 내용의 댓글을 올렸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