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밀 등 곡물 가격이 급락했다.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량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일 옥수수 가격이 작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2일 보도했다. 이날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12월물은 전날보다 6.3% 하락한 부셸당 592.50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1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25% 떨어진 것이다. 다른 곡물 가격도 급락세를 보였다. 밀값은 이날 6.7% 하락했고,대두는 4.1% 하락해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격 하락세는 미국의 재고 증가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생산량의 38%를 차지한다. 이날 미 농무부(USDA)는 옥수수와 밀의 재고량이 각각 11억3000만t과 21억5000만t으로 3주 전 추정치보다 약 25%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앞서 다우존스 조사 결과 미국의 옥수수 재고량은 9억6200만t인 것으로 추산됐다. 대럴 굿 일리노이대 교수는 "3분기 옥수수 사료 수요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곡물 가격 하락이 식품 가격 인하로 이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네덜란드 농업은행인 라보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양계산업이 이익 감소로 큰 타격을 입고 있어 당분간 사료용 곡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곡물 가격 하락이 축산물 가격 인하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가을 곡물 수확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기구(FAO)는 미국을 비롯한 각 지역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올해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