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月 1632만원ㆍ박재완 419만원…4배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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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 장관들 업무추진비 들여다보니…
국방·국토·교과부 등 이해관계자 많은 곳 지출↑
사용처 제한되지만 금액 상한선은 없어
국방·국토·교과부 등 이해관계자 많은 곳 지출↑
사용처 제한되지만 금액 상한선은 없어
'장관들의 돈을 쓰는 취향에도 차이가 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본인이 참석하는 실 · 국의 행사는 장관 업무추진비로 올리라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예산이 팍팍한 실 · 국의 사정을 감안한 것이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는 각 실 · 국이 마련한 행사에 장관이 참석하더라도 해당 부서에서 예산을 집행하는 게 관례다.
15개 정부 부처 가운데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쓰는 장관은 누굴까. 2일 각 부처가 공개한 지난 7월 장관 업무추진비 내역을 들여다본 결과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1632만원으로 가장 많은 돈을 썼다. 가장 적게 쓴 정병국 전 문화부 장관(215만원)보다 8배가량 많다.
1000만원 이상을 쓴 장관은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1221만원),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1191만원),최중경 장관(1010만원) 등이었다. 반면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419만원)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495만원)은 예상외로 비교적 돈을 적게 쓴 축에 속했다.
이처럼 부처 규모에 상관없이 업무추진비가 천차만별인 이유는 뭘까. 일차적으로는 정책에 따른 이해당사자나 카운트파트가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 있다는 게 해당 부처의 설명이다. 부처의 정책 조정 기능이 크거나 이해관계자가 많을수록 장관들이 돈을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김관진 장관은 지난 7월 국방개혁을 추진하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 간담회와 전역 장성 오찬 등 각종 행사 외에도 장병 · 전역자들을 위한 위문과 격려에 돈을 많이 썼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은 현역 장병은 물론 방산업체와 예비역들까지 챙겨야 해 업무 범위가 굉장히 넓다"고 말했다. 실제 김관진 장관은 6월에 1863만원,8월에도 1300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다. 국토부나 교과부 등도 이해관계자들이 많은 부처다.
실제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보면 각종 회의와 행사,업무협의가 많다. 주로 간담회나 세미나,오 · 만찬 등을 통해 나가는 밥값이 대부분이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분기 월평균 940만원가량을 썼다.
반면 재정부나 외교부의 경우 업무 범위는 넓지만 장관들이 챙겨야 할 이해관계자들은 상대적으로 적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의 일정이 각종 간담회나 강연 등으로 빡빡하지만 다른 부처나 연구소,업계 등 외부에서 초청한 행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재정부가 직접 챙겨야 할 이해당사자가 적어 비용을 들여 주최하는 행사는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장관일수록 돈을 많이 쓴다는 얘기도 있다. 업무추진비는 말 그대로 장관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다. 옛날로 치면 판공비다. 사용처는 제한되지만 액수에 상한선이 없다. 증빙자료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 썼는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보공개가 허울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 부처 공무원은 "재임 시절 얼굴을 많이 알리려는 장관은 행사를 많이 주최하다 보니 아무래도 돈을 많이 쓰게 된다"며 "신임 장관이거나 나중에 정치를 생각하는 장관이면 더욱 그런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