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시민단체의 거액 기부금 논란과 관련해 "순수성이 없으면 문제"라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후보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한데 대해 박 변호사가 부당한 선거개입이라며 반발했다. 기부금 논란을 둘러싼 전선이 청와대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박 변호사는 2일 한 토론회에서 "선거 중립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라며 "상당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지낸 그는 "참여연대 시대의 박원순은 재벌 개혁의 선봉에 섰고,아름다운재단 시절 박원순은 재벌과 대기업을 사회에 공헌하도록 유도하는 데 역할을 했다"며 "두 과제는 분리돼 있고 단계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기부행위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도 우리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된 장부를 보고 제기하는 데서 보듯 오죽 자신이 있으면 모든 장부를 홈페이지에 내놓고 있겠느냐"며 "기부 행위와 (기부금) 사용에 대해 한 점의 의혹이 없고 투명한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변호사의 대기업 기부금 논란에 대한 언급은 임 실장이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