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다.”

올해 코스피지수 예측에 여러 차례 성공, 인터넷 주식 사이트에서 시황 종결자로 유명해진 이효근 COF컨설팅 대표(43 · 사진)는 주식시장의 오랜 격언을 꺼냈다. 그는 “지금처럼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시점에서는 성장성보다는 안전마진이 확보된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은행이자보다 높은 고배당주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다리면 향후 주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시황과 관련해서 이 대표는 “당분간 변동성 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유로존이 지난 7월 합의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이 독일 의회의 승인으로 8부 능선을 넘어서긴 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극복이라는 또 다른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의 흐름이 중국으로 퍼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 부양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과거 경험상 최소 6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근 선진국시장의 불안요인이 신흥시장으로 확대되면서 국내 환율 흐름이 상당히 불안 양상을 띠고 있고, 이 부분이 시장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기술적 흐름상 저점은 1620포인트 정도”라며 “이후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환율은 1250원 선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가치투자의 관점을 권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기본적인 가치보다 과도하게 주가가 떨어진 종목들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이 강조한 ‘담배꽁초 줍기’의 투자 방식이 유효하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사례로 대우증권(우)를 들었다. 9월30일 종가기준으로 배당수익률을 계산하면 대략 9%로 현재 은행 예금 이자가 5%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라는 설명이다. 평생 9% 장기예금에 저축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주가가 오른다면 매매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최근에 주가가 과도하게 비이성적으로 하락한 종목들에서 옥석을 가리면 위기가 좋은 기회로 바뀔 것”이라며 “지금은 경기가 약화되면서 경기 민감주들의 실적이 전망치보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미래의 성장성만으로 투자하기에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만일 경기 민감주를 고르려면 정보기술(IT)주를 추천했다. 글로벌 경기는 썩 좋지 않지만 그동안의 하락폭이 커서 수급상 상승가능 영역에 들어왔다는 얘기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PBR이 1배 수준까지 하락한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던 지난 3월 코스피 저점을 1880포인트로 정확하게 맞히는 등 최근 2~3년간 15번에 결쳐서 지수 바닥과 고점의 변곡점을 정확하게 예측하면서 ‘시황종결자’로 인터넷 시황강연회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는 사이버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분석을 통해 시황을 예측하고 종목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다. 작년엔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3-30가치주 발굴기법으로 가치투자의 달인으로 유명해졌다. 최근엔 기술적 분석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3년 신영증권에 입사하면서 주식과 인연을 맺었다. 첫 3년간은 국제부에서 일하면서 글로벌 감각을 키운 뒤 지점 영업을 자원해 투자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