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정치적 투쟁지침에 따라 조합원들을 많이 괴롭혔다. 새로 기업별노조를 만든 만큼 일단 상급단체가 없는 노동운동을 할 계획이다. "

기존 민주노총 소속 한국발전산업노조 동서발전 지부와 결별하고 올해 동서발전 내 독립노조를 만든 김용진 위원장은 별도의 기업별노조를 만든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동서발전은 전체 조합원의 75%인 933명이 가입했고 기존 민주노총 소속 발전산별노조 동서발전지부에는 300여명만 남아있다.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독립노선을 걷고 있는 노조가 늘고 있다. 2003년 4만4409명에 불과했던 상급단체 미가입 노조원 수는 지난해 말 30만9722명으로 7년 사이에 6배 이상 급증했다. 민주노총,한국노총이 양분하며 상급단체 주도로 대동단결을 외치던 시대는 지나간 셈이다. "상급단체가 무엇 때문에 필요하느냐"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조합원들은 상급단체에 가입하면 조합비를 납부해 경제적으로 손해인데다 불필요한 이념파업,정치파업에 끌려다녀 쓸데 없이 시간만 빼앗긴다는 불만이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7월 복수노조가 도입된 이후 8월 말까지 두 달간 430개의 신규 노조가 설립됐으며 이 중 86%(371개)는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상급단체 중심의 정치 지향적 노동운동에서 탈피하고 실리적 노동운동으로 변화를 원하는 일반 조합원들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