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브랜드가 대세였던 홈쇼핑 업계에 스타일리스트 브랜드 바람이 불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은 스타일리스트와 협업해 만든 패션 브랜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스타일리스트란 의상 액세서리 메이크업 등을 상황에 맞춰 연출해 주는 전문가로,주로 연예인이나 의류업체와 함께 일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최근 스타일리스트 우종완 씨(사진)의 여성잡화 브랜드 '미타'를 독점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우씨는 케이블TV 프로그램 등에서 패션을 소개하고 스타일을 제안하면서 국내 대표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떠오른 인물이다. 미타뿐만 아니라 셀렙샵(정윤기),스타릿(김성일),베이직엣지(한혜연) 등도 CJ오쇼핑이 독점 판매하는 스타일리스트 브랜드다. 모두 첫 방송부터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홈쇼핑도 이달 중순 해외 패션업체의 스타일리스트와 공동 기획한 의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타일리스트 브랜드는 스타일리스트가 기획에서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윤정 CJ오쇼핑 트렌드상품사업팀장은 "스타일리스트는 직접 디자인하지는 않지만 수많은 트렌드 정보와 노하우를 상품 기획단계부터 제공한다"며 "홈쇼핑 방송에 나와 의상을 코디하는 방법도 제안해 줘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스타일리스트 브랜드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스타일리스트들이 수준 높은 소비자들의 '니즈'(요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앙드레김 송지오 정욱준 씨 등 디자이너들의 브랜드가,2000년대 후반에는 엘라호야(변정수),미싱도로시(이혜영),어바웃엘(이승연) 등 연예인 브랜드가 홈쇼핑에서 주목받았다. 일부 브랜드는 '이름'만 빌리는 형식으로 상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고객층도 한층 젊어졌다는 분석이다. 연예인 브랜드가 홈쇼핑 패션의 주 고객층을 30~50대 중년 여성에서 20대 중후반 여성까지 넓힌 데 비해 스타일리스트 브랜드는 20대 초반 여성까지 확대했다. 최 팀장은 "정윤기 · 우종완 씨 등은 젊은 여성들이 주 시청자인 패션 관련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어 인지도가 높다"며 "이들이 선보인 브랜드는 가격도 저렴해 젊은 고객층에 호소력이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