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런던 등 해외 증시로 탈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현지시간) 런던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 주식의 거래량이 모스크바 증시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올해 7월 러시아 최대 금광업체인 폴리우스골드인터내셔널이 모스크바 증시에서 런던 증시로 옮겨갔다. 폴리우스골드인터내셔널은 이전 배경에 대해 '해외 투자자 유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최대 인산비료 회사 포사크로도 런던 증시 이전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 대기업들이 해외 증시 상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잦은 거래 중단과 환율 급변,지나친 규제 등을 피하기 위해서다. 러시아는 세계은행이 집계한 기업규제 환경 순위에서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에 이어 123위를 기록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측정한 부패도 순위에서도 리비아보다 낮은 154위로 최하위권이었다.

러시아 기업들은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이 권좌에 복귀할 경우 각종 경제개혁 작업이 지연되고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러시아가 아닌 해외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스 카우프만 손버그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러시아 자본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