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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증권제도 이대로는 냉온탕 경제 못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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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식 양도차익 과세·토빈세 도입할 때
    2. 파생상품 연계매매에 대한 감시 강화
    3. 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 제도 시급
    [사설] 증권제도 이대로는 냉온탕 경제 못 고친다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9월 한 달에만 무려 0.91%포인트 급등했다. 5년 만기 채권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2.19%포인트를 기록해 유럽 재정위기 여파를 직접 받고 있는 프랑스(1.87%포인트)보다 높았다.

    이는 2008년 10월 1.95%포인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은 위기의 진원지도 아니고 재정적자 규모도 크지 않다. 외환보유액도 넉넉한데 저 혼자 냉 · 온탕을 달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떨어진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달러 대비 원화가치도 11.7%나 떨어졌다. 하락률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7%나 떨어져 독일 프랑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역시 가장 크게 떨어졌다. 국내 증시 변동성을 나타내는 VKOSPI 지수는 8월부터 급등세를 지속하고 있다. 사실 이런 현상은 글로벌 시장이 불안할 때마다 반복돼왔다. 더는 우리 시장을 외국 자본의 투기판 내지는 현금 인출기처럼 방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금융 시장의 불안이 거꾸로 실물경제를 흔들고 있는데다 변동성이 확대될 때마다 개미투자자들의 시체도 쌓여가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소위 왝더독(wag the dog)은 파생상품과 주식 간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주식시장의 충격이 외환시장으로 이어지고 곧바로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는 또 다른 왝더독의 위험이 한국에는 상존한다. 이렇게 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증권시장 제도가 파행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빌미로 한국 증시는 투기세력엔 가장 화끈하게 먹을 수 있는 시장이 됐다. 적대적 경영권 공격제도가 가장 잘돼 있고 참여연대 등 반재벌 시민단체의 도움을 약간만 빌리면 대주주 등치기는 한국만한 곳이 없다. 선물 옵션시장에 우리만큼 개미가 많은 곳도 없다. 따라서 유동성이 너무 좋다. 전문 투자가의 입장에서 개미들은 속칭 밥이다. 그래서 세계의 전문가들이 한국시장에 모두 모여들게 됐다. 이들이 자기들 사정에 따라 일거에 빠졌다 들어왔다 하면서 환율이 요동치고 경제가 휘청거리고 개미들은 죽어나는 것이다.

    우선 주식 양도차익(자본이득)에 대한 과세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 더 이상 미뤄서는 곤란하다. 자본이득세는 단타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장기보유자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다. 단기성 외환거래에는 토빈세도 도입할 만하다. 우리나라가 국민총생산의 30%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으면서도 늘 불안한 이유는 바로 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토빈세는 충분히 안전판이 될 수 있다. 주가지수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의 룰도 재점검해야 한다. 외국인과 일부 투자전문가들은 현물과 파생상품을 연계한 거래로 곶감 빼먹듯 수익을 올려왔다. 지난해 '11 · 11 옵션쇼크'가 단적인 예다.

    무엇보다 다양한 기업 경영권 방어수단을 허용해야 한다. 미국만 해도 포이즌필, 황금낙하산, 차등의결권 등 다양한 경영권 방어장치를 두고 있다. 적대적 인수 · 합병(M&A)에 한국처럼 무방비인 나라는 없다. 참여연대 등 반기업 단체들이 한국 재벌을 혼내준다는 명목으로 경영권 방어수단을 모두 해체하고 외국 투기자본들은 대거 국내로 불러들였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도 이점은 고쳐지지 않았다. 좌파들이 좋아하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만 해도 1주에 1만5000개의 차등의결권이 있는 클래스 A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이런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나라경제를 투기세력에 맡겨 놓을 수는 없다. 이제라도 고칠 것은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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