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급락 이후 코스피지수는 한 달이 넘게 1700~1900선에 갇혀 있다. 방향성을 이끌 뚜렷한 이슈도, 주도세력도 없이 널뛰기만 하는 형국이다. 시장 참여자들 모두 시장 내부 변수보다는 ‘글로벌 이벤트’에 눈과 귀가 쏠려있다. 전문가들은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채 단기 투자심리에 따라 휘둘리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라고 진단하고 있다. 고조되던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피어나지만 한편으로는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와 외국인의 채권시장 이탈 움직임으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10월에도 이 같은 표류 상황이 이어질까 하는 점이다. 폭락장 버팀주를 통해 방어적인 투자를 계속 이어가야 할지, 아니면 이제 낙폭과대주를 골라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폭풍이 걷히는 중이라면 집 밖으로 나가, 떨어진 과일들을 주워담아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여전히 버팀목에 몸을 단단히 의지해야 한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당장 2000선을 다시 뚫고 고점을 회복시킬 만한 에너지는 보이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바닥 지지선이 어느 정도 다져지고 있는 만큼 경기방어주의 포트폴리오를 조금씩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수급상으로는 기관의 수급이 살아있는 종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업종별로는 한결같이 정보기술(IT)주를 1순위로 꼽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