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후보는 "고단하고 지친 삶을 사는 시민들에게 달려가 친구가 되고 위로가 되는 첫 번째 시장이 되고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3일 야권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서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변화가 시작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는)10월26일 옛 시대의 막차를 떠나보낼 것"이라며 "낡은 시대는 역사의 뒷면으로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4당을 향해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하나가 됐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이 써 온 역사 위에 새로운 미래를 써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함께해 나갈 것"이라며 "야4당 및 시민사회와 함께 공동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시정운영위원회를 만들어 협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또 "변화와 통합이 시대 정신"이라며 "민주당을 중심으로 더 크고 더 넓은 정치를 바로세우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정부,한나라당과는 각을 세웠다. 그는 "(야권 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청와대까지 가세한 파상공세를 물리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시장의 서울 실정 10년을 끝낼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안철수 교수와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50% 지지율의 안 교수가 5%의 나에게 양보하면서 준 언약을 가슴에 늘 새기고 있다"고 했다. 함께 뛴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따뜻한 마음을 보내줘서 누구보다 고맙다"며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가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입당 여부에 대해선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과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며칠 남은 후보 등록 전까지 고민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 후보는 야권단일화 경선 과정에서 가장 힘겨웠던 점으로 TV토론을 꼽았다. 그는 "10년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할 땐 정치적 감각도 있었는데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를) 하면서는 정치와 거리가 있었다"며 "정치적 감각을 키우고 현안을 이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까지 서울시장의 일은 도시 외관을 바꾸는 것이었다"며 "앞으로 10년은 사람을 위해 도시를 바꾸게 될 것이고，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이 서울시장의 좌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매터도 방식으로 얼룩진 선거가 아니라 비전과 정책 중심으로 미래를 고민하는 소통의 축제같은 선거가 자리 잡을 것"이라며 "어떤 네거티브 책동에도 상관하지 않고 내 갈길을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