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지수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거래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한 끝에 강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독일 하원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기대가 선반영돼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확산된 탓으로 풀이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그리스 우려가 또다시 불거져 급락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1년여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리스 내각은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5%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스 정부의 목표치(7.6%)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트로이카(EU·IMF·ECB) 실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휴기간 동안 글로벌 주식시장은 그리스 긴축 목표 미달 우려와 글로벌 경제지표 동반 부진에 시달렸다"며 "그리스 정부가 목표한 긴축안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고 시장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6차 자금 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로 해석됐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가 2~4%대의 하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할 때 국내증시에도 우호적이지 못한 환경이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계 은행들이 유럽 재정위기에 감염됐을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말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모건스탠리가 유로존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우려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루머가 발생했다"며 "모건스탠리는 자산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데다 고객 수신보다 채권시장에서 주로 자금을 조달하는 의존도가 높다는 월스트리트의 보도까지 더해져 우려가 커졌다"고 전했다.

심 팀장은 "모건스탠리의 프랑스 은행에 대한 익스포저는 390억달러이며 파생상품 포지션은 56조달러로 추정되지만 총리스크로 환산시 숫자는 더 커질 수 있다"며 "모건스탠리가 시장의 불신을 잠재울 대안을 제시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으나 과거 리먼사태를 감안하면 가능성은 그다지 높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조정 압력을 받는 미국 증시와의 연동성을 고려해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심 팀장은 "미국 증시가 안정을 찾지 못할 경우 코스피지수가 하방으로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다만 그리스 사태 여파가 예상보다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랜드 플랜에 따른 해결방안이 시도되는 과정에서 유로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추가적인 국가신용등급의 강등 사태 등 일시적인 이벤트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배제되면서 유로존 문제가 향후 국제금융시장에 메가톤급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창성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증시 움직임에 강하게 영향을 받아 국내 주식시장도 하락 압력에 노출돼 있지만 외국인 매도 규모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IT(정보기술)와 금융 업종의 안정적인 흐름, 낙폭과대 업종의 탄력적인 반등을 볼 때 점진적으로 상승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